[CEO풍향계] '동분서주' 삼성 이재용…'설상가상' LG화학 신학철
[앵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우리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나빠지고 있는데요.
이번 주 CEO풍향계는 반도체 위기 상황에서 동분서주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연이은 공장 안전사고로 시험대에 오른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소식을 배삼진, 이진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 1월 브라질 방문 넉 달 만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박 3일간 중국 시안을 다녀왔습니다.
시안 반도체 공장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생산시설이고, 150억 달러, 우리 돈 18조2,000억원의 투자가 진행 중입니다.
이 부회장은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 때를 놓치면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턱 밑까지 따라붙은 중국 반도체 굴기에 코로나19 여파, 미국의 화웨이 규제까지 겹치면서 다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달 초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선언과 함께 대국민 사과를 했고. 일주일 만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만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사업도 논의했는데요.
당장 다음 주 정도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검찰의 소환조사가 임박했다는 소식도 전해오고 있습니다.
이 부회장 본인은 물론 삼성도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올해 들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LG화학.
진두지휘하고 있는 사람은 신학철 부회장인데 위기를 맞았습니다.
이달 초 인도법인인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에서의 가스 누출로 어린이 등 주민 12명이 숨지고 1,000여명이 병원으로 옮겨지는 등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겁니다.
사고 직후 재발 방지는 물론 유가족 등에게 모든 지원을 하겠다고 국제적 비난이 불거졌죠.
독성물질 관리 소홀 등으로 현지 경영진이 입건됐고, 인도환경재판소는 81억원가량의 공탁 명령을 내리면서 사태가 악화됐는데요.
충남 대산공단 공장에서는 폭발로 추정되는 불이 나면서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습니다.
신 부회장이 안전 불감증 오명을 벗고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지 주목됩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임직원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사상 유례없는 최악의 환경 속에서 적자 폭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임직원의 노력 덕분이라는 겁니다.
답답한 방호복을 입고 고객 서비스에 여념이 없는 승무원과 취소되는 스케줄로 고객의 불만을 응대하는 직원들, 늦은 밤까지 힘써 작업하는 화물터미널 직원들을 언급하면서 미안하고 고맙다고 전했습니다.
대한항공은 1분기 5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죠.
당초 2,000억원대까지 예상됐지만 적자 규모가 크게 줄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장담할 수 없습니다.
대한항공이 1조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3,000억원을 지원해야 하는데, 재계에서는 제3의 투자자를 유치해 자금 조달에 나설 것으로 봤지만 현실화되지 못했습니다.
조 회장 측 우군 역할을 했던 델타항공이나 GS칼텍스 등은 코로나19 여파로 경영환경이 좋지 않아 지원을 기대하기 힘듭니다.
자산 매각을 준비 중이지만 제때에 제값을 받고 팔수 있을지도 미지수입니다.
결국 직원들과 한 마음이 되지 않으면 경영 정상화도, 경영권 분쟁 승리도 멀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 2일 일본에서 귀국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자가격리를 끝내고 업무에 복귀했습니다.
출근을 하자마자 그룹 경영진을 소집해 비상경영회의를 열었습니다.
코로나19로 롯데그룹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고 있습니다.
롯데쇼핑의 1분기 영업이익은 74% 급감했고, 호텔롯데 면세사업의 영업손실은 791억원이나 기록했습니다.
그룹 현금창출원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롯데케미칼 또한 사고 여파로 1분기에는 8년 만에 처음으로 86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연내 백화점 5개, 대형마트 16개, 슈퍼 74개 등도 문을 닫겠다는 계획도 내놨죠.
이런 가운데 신 회장이 다음 달 또 일본을 찾습니다.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에 취임하긴 했지만 친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이사 해임건을 제출한 주총에 참석하기 위해서인데요.
한국에서는 호텔롯데 상장을 통한 지배구조 재편 과제도 안는 등 이래저래 숙제가 쌓이고 있는데 제대로 풀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기업들, 포스트코로나 시대 대비에도 나섰는데요.
정부도 지원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경영과 투자 전략을 짜고 실행에 옮기는 것은 경영인의 몫입니다.
CEO풍향계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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